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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충격적인 와이브로 기술 유출

SSD 광장 2007. 5. 24. 10:13

[사설] 충격적인 와이브로 기술 유출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와이브로(WiBro)' 원천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려던 산업스파이 일당이 적발됐다고 한다.

검찰은 20일 와이브로 핵심기술을 미국의 동종 업체로 유출하려 한 포스데이타의 전ㆍ현직 연구원 4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와이브로 핵심기술 유출 사건은 한마디로 충격적이다.

 

자칫 연간 수백억원씩 쏟아부은 국책산업 기술이 그대로 외국으로 넘어갈 뻔했다. 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되기 직전에 적발된 게 그나마 다행이다.

검찰은 이 기술이 유출됐으면 손실액이 15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IT업계 최대 규모의 기술 유출 사건이라 할만하다.

와이브로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차세대 인터넷 통신 기술이다. 정보통신부와 통신업체들이 2004년부터 개발을 추진해 지난해 상용화했다.

이동 중에도 초고속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와이브로 기술은 우리나라 IT산업 육성책의 대표작이나 다름없다.

정통부는 지난해부터 오는 2010년까지 와이브로 산업의 국내 서비스 시장규모는 총 8조1000억, 장비 시장은 5조8000억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엄청난 생산유발 효과와 부가가치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와이브로는 또 해외로부터 수십조원의 기술 로열티도 받을 수 있는 통신시장의 `블루오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와이브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호주, 일본 등 세계 25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에 있다. 와이브로 관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느껴지는 듯하다. 세계 와이브로 시장의 시스템 및 단말기 시장도 해를 거듭할수록 고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와이브로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번 와이브로 기술 유출에 연루된 사람은 포스데이타의 전직 연구개발책임자와 연구인력 등 수십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들은 와이브로 관련 기지국과 단말기, 제어장치 등의 핵심기술을 빼내 미국에 회사를 설립해 사업을 벌이다 미국 통신업체에 1800억원에 넘긴다는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핵심 연구원 수십명에게 연봉을 더 주겠다며 포섭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한다. 치밀한 조직적 범죄가 아닐 수 없다.

이들 산업스파이 일당이 동원한 기술유출 수법도 지능적이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회사나 국내 업체의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고 해외에 서버를 둔 이메일과 인터넷폰을 이용해 자료를 교환했다. 국내에 서버가 없으면 통신내용을 감청하고 수사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포스데이타는 와이브로 핵심기술 유출 사건으로 회사의 존립 기반을 흔들 정도의 치명타를 입을 뻔했다.

첨단산업 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는 것은 국부를 빼돌리는 국가적 범죄이다. 첨단 기술을 둘러싼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첨단기술 유출 사건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첨단기술 유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지 않으면 국가적 손실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기업은 물론 국가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기업들은 무엇보다 중요 기술에 대한 보안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직원들의 윤리교육도 빼놓을 수 없다. 기술유출 사건을 사전에 적발하고 수사할 수 있도록 통신비밀보호법 등 관련 법률도 제대로 정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