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KT-KTF `합병카드` 언제 뽑나

SSD 광장 2008. 9. 5. 00:09

KT-KTF `합병카드` 언제 뽑나
디지털타임스  김응열  UYKIM@

문방위 등 관련기관 이해ㆍ설득 작업 주력

KT-KTF간 `실질적인 합병 움직임'이 국정감사 이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3일 업계로부터 나오고 있다. 실질적인 합병 움직임이란 KT가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의결하고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에 합병 승인을 신청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같은 전망은 KT-KTF간 합병 공식추진이 시간문제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정부, 국회, 관련업계 동향 등 대외 여건들이 여전히 안개 속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KT의 합병 공식 선언과 추진에 대해서 그간 업계에서는 "매우 임박했다"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왔다. 그러나 KT-KTF간 합병은 국내 통신업계 사상 최대 규모이고 이해관계자들간의 주장도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는 만큼, KT의 내부 준비보다는 대외적 여건들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따라서 대외 여건들이 아직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은 지금은 KT가 공식적이고 실질적인 행보를 보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KT입장에서 규제기관은 물론 국회, 시민단체 등에 합병의 필요성과 효과 등을 충분히 알리고 설득하는 작업은 핵심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옛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후신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에 대한 이해와 설득 작업은 중요한 통과의례와도 같다.

그러나 문방위가 최근에 구성된 데다, 문방위의 시선이 KBS사장 선임 등으로 야기된 방송현안에 고정되면서 KT-KTF간 합병은 현안 리스트에도 오르지 못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정부부처의 업무가 사실상 중단되는 국정감사를 조만간 앞두고 있다는 점도 KT의 행보를 조심스럽게 하는 대목이다.

업계의 한 소식통은 "이런 국회의 기류는 자연스럽게 방통위의 기류로 이어질 수 있다. 국정감사가 끝날 때까지는 합병문제가 진지하게 검토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낮아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국감을 앞두고 방송국정조사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KT가 서둘러 합병을 의결해 방통위에 승인을 신청한다 하더라도, 방통위가 이를 심도있게 들여다볼 여유가 없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실질적인 합병 움직임은 국감 이후에나 가능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KT는 최근 방통위에 외국인 지분문제를 포함한 합병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으며, 방통위는 합병 신청의 시기가 지금은 적절치 않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T는 오는 10월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정기주주총회를 열 예정이어서 시기적으로 합병안건 상정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0월 이전에라도 임시주총이 가능하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다.

KT는 이사회에서 합병을 의결할 경우 바로 방통위에 합병승인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의 승인이 나면 금융감독당국에 합병신고서를 제출해 합병을 완료하게 되지만, 합병조건을 수용할 수 없을 경우 다시 이사회를 열어 합병의결을 취소할 수도 있다.

KT-KTF합병이 KT그룹의 내부적인 준비에도 불구하고 대외여건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KT의 조바심만 더욱 커지고 있다.

u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