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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사내독립기업제 `CIC`도입 후속작업 분주

SSD 광장 2008. 1. 6. 16:12
SKT, 사내독립기업제 `CIC`도입 후속작업 분주
디지털타임스  김응열  UYKIM@

4개 CIC로 구분… 영역경계간 미세조정작업 필요

SK텔레콤(대표 김신배)이 `나누고, 합치고, 조정하는' 일로 신년부터 바쁘다.

최근 SK그룹 차원에서 도입한 `사내 독립기업제'(CIC:Company in Company)에 따른 후속 작업들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이 제도 도입에 따라 △MNO 비즈(이동전화) △글로벌 비즈 △C&I 비즈(컨버전스와 인터넷) △CMS(전사 전략조정 등)의 4개 CIC로 나뉘었다. SK그룹은 이에 대해 자율과 책임경영의 정착, 또 각 사업단위의 성장 정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CIC별로 경영의 자율성은 보장하되 그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과 보상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단위사업간 경쟁이 촉발돼 회사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고, 그 동안 실적 없이 `묻어갔던' 사업들의 분발도 기대된다.

말은 쉽지만 CIC가 이런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할 일이 적지 않다. 4개 CIC 조직이 개별 회사와 같은 조직의 완성도를 가져야 하지만, 기존 조직을 무 자르듯 4개로 나눠서 될 일은 아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각 CIC 영역 경계간의 미세한 조정이 필요한 곳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무선인터넷 분야를 꼽을 수 있다. 무선인터넷 사업은 이동전화를 담당하는 MNO 비즈와 컨버전스 및 인터넷을 총괄하는 C&I 비즈 모두가 관련돼 있다. 타이틀로만 보면 C&I가 향후 무선인터넷을 총괄할 것으로 보이지만, MNO로서도 양보하기 쉽지 않은 영역이다. 무선인터넷 사업에 대한 영역구분과 함께 각종 무선데이터 매출을 어느 CIC로 잡을지 등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런 고민은 무선인터넷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영역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CIC 정착까지는 상황변화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조정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4개 CIC 도입에 따른 사업별 인력 및 공간이동도 생각보다 골치 아프다. 1월 10일 예정된 직원인사가 끝나면 기존 조직의 상당 부분은 인력이동과 함께 나눠지거나 합쳐지게 된다. 따라서 새로운 조직이 일할 수 있도록 짧은 시간 안에 사무공간을 효과적으로 배치해야 하지만, 여기 들여야 하는 품이 적지 않아 보인다.

보다 정교한 성과지표를 만드는 것도 숙제다. 현재의 사업구조라면 이동전화를 담당하는 MNO의 매출이 압도적이다. 이에 비해 글로벌이나 C&I 등이 MNO에 버금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매출이 성과의 중심이라면 CIC 도입 초기부터 잘 나가는 조직과 그렇지 못한 조직이 나뉘면서 `CIC간 서열'이 생겨날 수 있다. 실제 그간 미래성장동력이란 이름으로 주목받아온 글로벌사업 인력들은 CIC 독립에 따라 상당한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 시간이 필요한 사업인데 사내 분위기가 당장의 매출을 요구하는 쪽으로 돌아서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따라서 매출과 수익 중심에서 벗어나 보다 정교하게 회사발전에 대한 기여도를 평가할 수 있는 성과지표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영역간 조정이나 정교한 성과지표 등은 결국 김신배 사장이 겸임하는 CMS의 소관이란 점에서, 김 사장의 적절한 `조정자'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성공요소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