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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명진규] 아이폰이 진짜 무서운 이유

SSD 광장 2007. 7. 30. 12:12
[명진규] 아이폰이 진짜 무서운 이유
명진규기자 almach@inews24.com
애플의 아이폰이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있다. 출시한지 단 3일만에 50만대 이상이 판매된 휴대폰은 아이폰이 처음이다. 전 세계 언론과 업계 관계자가 이렇게 관심을 보인 휴대폰도 드물다.

세계 휴대폰 업계는 당초 아이폰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애플이 통신과 디지털 기기간의 차이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 성공할 수 없다는 의견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애플은 휴대폰 업계의 '게임의 법칙'에 대해 누구보다도 이해도가 높았다.

휴대폰 업계에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게임의 법칙'은 이동통신사가 요구하는 서비스를 충실히 실행할 수 있는 단말기를 내놓는 것이었다. 휴대폰 제조사들은 이동통신사의 새로운 서비스 일정에 맞춰 지원 단말기를 먼저 내 놓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한다.

반대로 애플은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이동통신사에게 아이튠즈를 비롯한 서비스를 요구했다. 몇년전만해도 억지라고 인식되었을 애플의 요구는 AT&T에 의해 받아들여졌,고 게임의 룰은 다시 씌여지고 있다.

또한 핀란드 노키아는 최근 심비안OS를 기반으로 한 S60 플랫폼 이동통신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음악, 게임 등 콘텐츠 전문 기업들을 인수하거나 제휴를 통해 S60을 지원하는 콘텐츠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동통신사가 노키아의 시도가 맘에 들리 없다.

하지만 이동통신사는 폭넓은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노키아의 요구를 무시하지 못한다. 이미 상당수 유럽 이동통신사들은 수년내 콘텐츠 사업보다는 휴대폰 기능을 지원해 네트워크 통신요금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아이폰 역시 마찬가지다. OS X이라는 플랫폼을 갖고 있기 때문에 관련 콘텐츠에 대한 주도권을 애플이 가질 수 있는 것이고 향후 휴대폰 제조사간의 주도권 다툼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는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있다. 모토로라의 뒤를 다시 턱 끝까지 쫓아가고 있는 삼성전자와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재정립에 성공적인 첫발을 내 딛은 LG전자의 모습은 분명 인상적이다.

하지만 그들이 게임의 법칙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단순히 이동통신사가 요구하는 단말기를 잘 만드는 것만으로 미래의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시대다. 단말기보다 더 큰 콘텐츠시장이 존재하고, 노키아와 애플이 이를 선점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이제 애플을 예쁘고 트렌디한 디지털기기를 만드는 회사, 노키아를 초저가폰으로 세계 시장 1위를 하고 있는 회사로 치부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이들 업체들이 가까운 미래에 가장 중요한 근간이되는 플랫폼을 선점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된다.

통신기술이 3세대, 4세대로 발전하면서 예고되는 콘텐츠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플랫폼에 대한 연구와 노력 그리고 남들보다 한 수 앞을 내다보기 위한 과감한 투자가 아쉬운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