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해외사업 먹구름
매일경제 | 기사입력 2008.06.30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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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의욕적으로 펼쳐온 해외 사업이 곳곳에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적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미국 사업은 해외 기업에 매각하며 정리 수순에 들어갔고, 베트남 휴대폰 사업도 만년 4위로 적자만 커지고 있다. 중국 내 통신사업도 시장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7일 미국 내 휴대폰 사업을 위해 설립했던 힐리오를 미국의 2대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인 버진모바일USA에 매각했다. SK텔레콤 측은 약 17%의 버진모바일 지분과 이사회 의석 2개 확보 등으로 사업을 이어나간다고 발표했지만 독자사업 중단은 사실상 미국에서 철수를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힐리오는 SK텔레콤이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05년 2월 미국 인터넷업체인 어스링크와 공동 지분을 출자해 합작법인으로 설립한 MVNO다. 그동안 SK텔레콤이 투자한 금액은 4000억원이 넘는다.
2006년 5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힐리오는 2년간 가입자 수가 18만명에 그치면서 사업 철수 얘기가 공공연히 흘러나왔다. 가입자 수가 적고 미국 전역에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망 이용 대가를 지불하면서 누적적자가 5000억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결국 SK텔레콤은 3900만달러(약 400억원)에 해당하는 17%의 버진모바일 지분을 받으면서 회사를 매각했다. 총투자금액의 10% 정도만 건진 초라한 실적이다.
SK텔레콤이 미국 사업에서 실패한 것은 철저한 시장조사 부족과 국내에서 성공한 데 대한 자만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09년까지 한인 동포를 중심으로 300만명의 가입자를 모집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동포뿐만 아니라 어학 실력이 좋은 유학생들에게도 차별화된 한글서비스는 그다지 눈길을 끌지 못했다.
힐리오 사업 초기에 미국에서 이미지가 좋은 삼성전자 휴대폰이 아닌 팬택이나 VK 제품을 가져온 것도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시장에서 음악, 카메라 기능이 담긴 멀티미디어 휴대폰을 처음 내놓으면서 젊은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었지만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결정타를 입었다.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는 MVNO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적절한 가입자 수가 확보되지 않으면 MVNO는 망 이용 대가로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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