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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노키아` 유통ㆍ부가사업으로 잡자

SSD 광장 2008. 1. 29. 16:24
`날아가는 노키아` 유통ㆍ부가사업으로 잡자
디지털타임스  조성훈  hoon21@

올해 노키아 전세계 점유율 44%까지 달할듯

국내업체 유통채널 정비ㆍ부가사업 수립 시급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소비자 차별적 접근 필요

지난 24일 노키아의 2007년 4분기 실적 발표를 끝으로 글로벌 톱 5 휴대폰 벤더들의 실적이 종합됐다. 2007년 전체적으로 삼성전자가 2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는 점에서 국내 벤더들의 선전이 더욱 돋보였던 시기였고, LG전자 역시 지속적인 생산량 확대와 사업자와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프리미엄 단말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4위 소니에릭슨을 추격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은 커다란 성과이다.

하지만 이같은 평가는 해외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노키아의 경이적인 실적 앞에 퇴색했다. 2007년 실적은 모토로라가 뒷걸음치고 있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뛰고 있을 때, 노키아는 날아오르고 있었음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로앤드폰 중심인 신흥시장에서의 노키아의 장악력을 새삼 느끼게 하는 결과다. 대표적인 신흥시장인 중국, 인도에서의 노키아 점유율은 각각 41%, 76%에 달했다.

해외 주요 투자 은행들은 노키아의 전 세계적인 시장 장악력은 내년께 보수적으로 판단해도 42%~44%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16%선까지 향상될 것으로 예측되나 노키아에 대항하기엔 여전히 버겁다.

더욱이, 노키아는 프리미엄폰 판매의 중심지이자 교체 수요 시장의 핵심인 유럽에서 지난한 해 1억 170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노키아가 지난해 판매한 4억 3700만대 중 지역별로 1억대 이상을 판매한 지역은 유럽과 아태지역 두 곳이었다. 노키아가 중저가 단말에서만 최강자가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유럽, 북미 등 선진 시장을 제외한 신흥 시장에서의 전체 판매량은 3억대를 초과했다. 그러면서도 원가 경쟁력을 기반으로 평균판매가(ASP)도 83 유로로 끌어올렸고 휴대단말 부문 영업 이익률은 25.0%까지 끌어올렸다. 더 이상 신흥 시장을 노키아에게 내어주어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기에 충분하다.

◇변신을 꿈꾸는 노키아의 미래 전략=노키아는 휴대폰 뿐 아니라 미래 성장 엔진으로 `OVI'(오비)라는 인터넷 서비스사업도 순조롭게 추진하고 있다. 이미 스페인 텔레포니카에 이어 보다폰, 텔레콤 이탈리아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이들 이동통신 사업자들에게 제공될 OVI 서비스를 지원하는 OVI 지원 단말기는 기존 최강의 멀티미디어 라인업인 N시리즈의 저장 용량을 대폭 늘리고, 음악, 게임 등의 유저인터페이스(UI)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였다.

노키아는 OVI를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기 위해 조직마저도 대폭 정비했다. 플랫폼 관련 사업을 수행하던 지원유닛(UNIT)인 `테크놀로지플랫폼스'를 단말 ASP 하락을 대비해 OVI를 기점으로 `서비스 및 SW디비전'(Services & SW Division)으로 격상시켰으며, 모든 지원 조직은 CDO(Corporate Development Office)로 통합 관리돼 3개 디비전을 지원하는 구조로 운영되게 된다. 인터넷서비스사업에 대한 열의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국내업체 유통채널 정비 및 부가사업 수립 시급=그렇다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일단 신흥시장에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 신흥시장에서 노키아의 성공배경은 △원가 경쟁력 △현지 유통채널장악력 △브랜드 가치제고 △ 공장을 비롯한 대규모 설비 투자 △다양한 제품포트폴리오 구비 등 5대 요소를 꼽는다.

추가적으로 장기미래를 대비한 소비자성향에 대한 분석과 고찰, 연구센터 산하 7개 연구소들이 담당하는 단말의 미래 속성 대비 등이 있다. 국내 업체들의 고민대상도 다르지 않다. 단기적으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시급한 것은 다음 3가지다.

먼저 유통 전략의 철저한 분석 및 벤치마킹과 그에 따른 실행이다. 노키아는 태생적으로 GSM 지역을 중심으로 한 오픈마켓의 절대 강자였다. 북미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도 이러한 배경에 기인한다. 따라서, 오픈마켓이 지배적인 인도와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오픈마켓이던 유럽 시장도 점차 사업자 시장(Operator Market)으로 전환되고 있고, 사업자들도 자체 직영 망 확대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벌이고 있다. OVI의 출현은 이러한 배경과도 맞물려 있다. 이러한 추세는 신흥시장에서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역적 특성에 따른 현지화 전략의 필요성이 커지는 것이다. 국내 벤더들이 신흥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이미 노키아가 구축해 놓은 유통망을 비집고 들어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대폰 채널확대 전략은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개선돼야하며 철저한 현지 마케팅과 결합해 추진돼야한다. 2006년 3분기와 2007년 1분기에 걸쳐 노키아가 신흥시장 채널개혁을 위해 대규모 손실과 시장점유율 하락을 감수하면서 대규모 투자와 개혁을 추진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나아가 단말 사업 이외의 추가적인 부가 서비스를 통한 수익 구조 마련이 시급하다.

단말 사업은 5개사 모두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단말 자체로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지역은 신흥시장이 유일한데 단기적으로 OVI와 같은 조직적인 혁신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 불가능하다면 단기적인 해답은 신흥시장애서의 경쟁력 강화 뿐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국내 벤더들도 이제부터 전 세계적으로 뿌려진 자사 단말을 기반으로 한 추가적인 부가 서비스 사업, 특히 콘텐츠 및 플랫폼을 확보하기 위한 수익 구조 마련이 시급하다. 유독 이러한 부분에서 글로벌 톱 5 벤더중 국내 업체들만 뒤처져있다.

실제 노키아는 물론, 경영난에 빠진 모토로라 역시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아시아 최대 음악 서비스 공급사인 `사운드버즈'를 인수한다고 밝혔고, `UIQ 테크놀로지'의 지분 50%를 인수하기도 했으며, 소니에릭슨 역시 소니의 음원 브랜드를 활용해 `소니 컨넥트 뮤직스토어'를 준비중이다.

가장 선도적인 노키아는 OVI를 축으로 모바일, PC를 통합하고 인터넷기반 게임, 음악, 비디오, TV, 지도, 사진 등 콘텐츠를 융합한 매시업(Mashup)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미래 휴대폰 사업의 패권이 단순히 단말 판매량이 아닌 콘텐츠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방증이다.

◇많이 팔리는 히트작품 더 만들어야=단말기 포트폴리오의 강화도 여전히 중요하다.

전 세계 휴대폰 시장, 특히 신흥시장은 소득 계층에 따라 지역별, 단말의 티어(Tier)별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비해 차별적으로 소비자에게 접근해야한다. 실제 국내 벤더들은 노키아에 비해 단말 포트폴리오가 취약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물론 2008년 현재 양적인 측면의 포트폴리오에서 삼성, LG가 뒤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로아그룹이 노키아, 삼성전자, 소니에릭슨 등 3개사가 출시 단말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275개, 노키아는 189개, 소니에릭슨은 93개에 불과했다. 현재 시장에서 팔리는 2006년 이후 출시된 단말은 삼성전자가 84개, 노키아 57개, 소니에릭슨 44개 가량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키아만이 강력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있다는 판단 근거는 모든 라인업과 모델이 일정 수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수익성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저가폰의 절대 강자인 11XX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수억 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고, 2006년 중순 출시된 11XX 라인업 중 최대 인기 모델이었던 1110i 모델과, 최근 2007년 7월에 출시된 1116 모델은 중국 시장에서만 단일 모델로는 유일하게 1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것은 밀리언셀러 이상의 소위 스타급 단말이, 단말 자체의 혁신성 보다는 보급형 단말영역에서 주로 등장한다는 점을 극명히 보여준다. 이미 노키아에 대항할만한 풍부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삼성도 이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 2006년까지 `세상에 없는 새로운 제품을 가장 먼저 만들고(World First), 이미 있는 제품이라면 가장 좋게 만든다(World Best)'는 전략을 유지해왔으나, 신흥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 `가장 많이 쓰이는(World Most)' 전략으로 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