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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이통시장 내년 기상도 `안갯속`

SSD 광장 2007. 11. 9. 16:00
이통시장 내년 기상도 `안갯속`
디지털타임스  김응열  uykim@

이동통신 시장이 안갯속 형국이다. 정책, 시장, 사업자 사이의 많은 변수들이 얽히고 설키면서 `복잡계'(Complexity System)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변수별 시나리오를 조합해야 하는 만큼 내년 이통시장 기상도를 예측한다는 게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다.

올해 최대의 정책적 쟁점이었던 재판매의무화는 법안 통과가 불투명해지면서, 경쟁활성화를 목표로 한 규제완화 로드맵 전체의 완성도가 의심받고 있다. 또 내년 3월 예정된 보조금 완전 자유화와 단계적인 범용가입자인증모듈(USIM) 해제에 따른 파장 역시 사업자들의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최근 망내할인제 도입으로 이통사들의 전면적인 요금구조 개편까지 거론되고 있지만 그 수준을 헤아리기가 어렵고, 하나로텔레콤 매각이 가져올 통신시장 경쟁구도 변화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한 이통사의 고위 관계자는 "내년도 경영계획에 대한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으나 그 어느 때보다 생각해야 할 변수가 많다"며 "경제학에서 말하는 복잡계 양상으로 전개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귀 안 맞는 규제완화 로드맵〓정통부는 올해 경쟁활성화를 목표로 재판매의무화, 역무통합, 결합서비스, 망내할인제 도입 등을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결합서비스는 어렵게 시행은 됐지만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으며, 재판매는 공정거래위원회와의 규제권한 대립으로 법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김이 빠지게 생겼다. 정치권의 외풍이 제도 도입에 결정적 역할을 한 망내할인 만이 그나마 시장에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역무통합, 재판매, 결합서비스, 망내할인 등은 경쟁 활성화란 목표로 향하는 4바퀴 자동차에 비유할 수 있지만, 바퀴 일부가 없거나 제 기능을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쟁활성화란 정부의 정책적 목표는 분명하지만 이를 실현하는 구체적인 제도는 아직 불투명하다"며 "이 때문에 사업자들은 오히려 시장을 예측하는 데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도 술렁〓내년도 경영계획을 짜고 있는 사업자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은 보조금 완전 자유화에 따른 시장 여파다. 정통부는 망내할인 등의 도입으로 보조금 경쟁 대신 요금경쟁이 촉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족쇄 풀린 보조금 시장에 대해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사업자들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도입된 망내할인 상품이 자사 가입자를 묶어두는 이른바 `록인'(Lock In)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록인 효과가 강해질수록 타사 가입자 빼앗아오기는 더욱 어려워지며, 결과적으로 보조금의 유혹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60만명에 달하는 SK텔레콤의 망내할인 상품 가입자 대부분은 기존 가입자이며, KTF나 LG텔레콤 역시 마찬가지다. 따라서 타사 가입자를 빼앗아오려면 더욱 파괴력이 있는 망내할인 상품을 출시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가장 손쉬운 방법인 보조금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조금은 또 USIM해제와 함께 검토되고 있는 의무약정제 도입과 연관이 있다. 의무약정제는 가입자가 일정기간 동안 타사로 옮기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이 기간 동안 사업자들은 가입자들에게 지급했던 보조금을 회수하게된다. 정통부는 이같은 의무약정제의 속성 때문에 자칫 보조금 경쟁이 촉발될 수 있다며 도입에 부정적이다.

의무약정제 도입 여부와 망내할인 상품의 파괴력 정도는 이통시장 경쟁의 강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경쟁구도 재편도 관심거리〓KT그룹과 SK텔레콤, LG그룹 통신3사의 `2강 1중 체제'가 공고히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도 하나로텔레콤의 향방이 이런 경쟁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이다.

하나로텔레콤이 외국자본에 넘어가든 국내 투자자로 거론되는 LG그룹이나 SK텔레콤에 넘어가든, 현재의 2강 1중 체제의 균형점을 옮길 수 있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란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하나로텔레콤 매각은 KT―KTF간 합병이나, SK텔레콤의 거대 연합군 형성과 같이 그간 수면 아래 잠복해왔던 통신시장의 대형 `이합집산'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 어느 때보다 많아진 시장의 변수로 고민하는 사업자들의 내년도 시장 키워드가 궁금해지는 시기다.

u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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