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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SKT, '반도체' 버리고 '콘텐츠' 택했다

SSD 광장 2007. 7. 3. 20:09
SKT, '반도체' 버리고 '콘텐츠' 택했다
K모바일  조정형 기자  focus@kmobile.co.kr
최근 SK텔레콤이 사업영역 확대와 관련 반도체와 콘텐츠 부문에서 각기 다른 행보를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인 IHQ에 투자를 결정한 반면, 반도체 설계 회사인 에이디칩스의 인수는 철회한 것. SK텔레콤이 미래사업에 있어 반도체는 버리고 콘텐츠를 택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2일 SK텔레콤은 IHQ에 100억원 이내의 추가 출자 결정과 함께 IHQ 계열회사인 엔트리브소프트에 231억원 규모의 구주 인수와 100억원 규모의 신주 인수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날 에이디칩스에 대해서는 인수계약체결 해지 의사를 밝혔다.

SK텔레콤의 이번 결정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택할 것은 택하고 버릴 것은 버렸다”로 요약할 수 있다. IHQ 및 그 계열회사인 엔트리브에 대한 투자는 게임 및 영상 콘텐츠의 사업 강화를 통한 시너지가 창출의 가능성이 있었지만, 에이디칩스에 대한 투자는 그 시너지 여부가 명확하지 못했던 것. 한편 올 하반기부터 턴어라운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힐리오 사업에 1억 달러의 증자 계획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 SK텔레콤의 에이디칩스 인수는 의외였었다. SK텔레콤은 자사의 R&D 역량과 에이디칩스의 칩 설계 기술을 통해 컨버전스 사업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하지만 이통사의 반도체회사 인수에 대해 과연 어떠한 시너지가 나올지는 의문이었다. 지난달에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도 콘텐츠 사업과 관련 “IHQ를 통해 콘텐츠 제작 역량을 키우겠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에이디칩스 인수 건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 결국 SK텔레콤은 불확실한 미래사업보다는 지금의 가능성에 집중하는 선택을 한 것이다.

실제로 콘텐츠 시장의 경우 그 비중이 점차 커지면서 통신사업자들 간의 콘텐츠 확보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얼마 전 KT는 올리브나인과 함께 ‘메가TV’의 전용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했으며, 하나로텔레콤은 문화펀드 두 곳에 25억 원씩 총 50억원을 투자해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텔레콤의 콘텐츠 부문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이번 선택으로 인해 분명 잃은 것이 있다. 에이디칩스 인수 철회라는 공시 번복을 통해 많은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준 것. 이로 인해 지금 SK텔레콤의 기업신뢰도와 윤리성은 상처를 입은 상태이다. 소액투자자들은 이번 SK텔레콤의 경정에 불만을 품으며 기업의 윤리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2일 유가증권시장본부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 조치를 받기까지 했다.

한편, 이번 이사회 결정으로 인해 향후 SK텔레콤의 컨버전스 전략은 당분간 주력사업인 모바일 관련 분야로 좁혀져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에이디칩스 인수 철회 이후에도 반도체 회사 인수 계획 등의 제안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광범위한 사업영역 확장을 통한 시너지가 아닌 통신서비스 관련 핵심 사업들 위주로 컨버전스가 이루어 질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