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사업자간 개방 작업에도 차질
이르면 이 달로 예상됐던 사업자 내 범용가입자인증모듈(USIM) 잠금장치 해제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당초 사업자 내 락 해제 시점은 9월로 예상됐지만 시기가 계속 미뤄지면서 이제는 연내 해제마저 불투명하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자사간 락 해제가 미뤄지면 내년 3월 보조금 일몰에 맞춰 예정됐던 사업자간 USIM 락 해제 작업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KTF는 당초 자사 내 USIM 잠금장치 해제 준비를 어느 정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가상 테스트에서 단말기 도난 시 내부 처리절차와 대응방침, 다운로드한 콘텐츠 이용 문제, 전산상 기기인증 등을 처리하는 게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일정을 늦추고 있다. 특히 락 해제 이후의 대고객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락 해제 이후 변화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으면 가입자 혼란이 있을 수 있고 시스템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밝혔다.
KTF 한 임원도 "당초 11월 테스트와 시범서비스를 한 뒤 12월 상용서비스에 들어가려 했으나 아직 단말기 분실 시의 다툼이나 관련 프로세스 정립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KTF의 경우 앞서 USIM을 통한 부가서비스 지원여부를 고객에 충분히 알리지 않은 채 USIM의 장점을 선전해 일부 가입자의 반발을 사는 등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때문에 내부에서는 성급하게 락을 해제해 여론의 질타를 받느니 아예 해를 넘겨 신중하게 결정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사업자 내 USIM 락 개방이 늦어지면 사업자간 개방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3월 사업자간 개방을 목표로 했던 정보통신부도 고심하는 분위기다. 정통부 관계자는 "자사간 락 해제는 사업자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로 아직 약관변경 신고가 없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조만간 주요 이동통신업체 임원들과 모임을 갖고 자사 내 및 사업자간 USIM 락 개방일정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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